빗물모아 지구사랑
 
 
작성일 : 12-02-29 15:50
[2012.1.17]"빗물에 대한 편견 버리세요..."
 글쓴이 : 빗물모아지구…
조회 : 2,938  
   조선일보_2012년1월_17일자.pdf (365.7K) [11] DATE : 2012-02-29 15:51:29

[더 나은 미래] "빗물에 대한 편견 버리세요 깨끗하고 안전한 물입니다"

  • 정유진 더나은미래 기자
  • 입력 : 2012.01.16 15:32
  • 30년간 빗물 연구해온 '빗물 박사 ' 무라세 마코토

    당대 최고‘빗물박사’무라세 마코토씨가 경남 고성군에서 빗물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조직위원회
    "빗물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빗물이 홍수를 유발하고 처리하기 어려운 물이란 건 잘못된 편견입니다. 빗물을 어떻게 모으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과 물 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빗물을 '하늘이 내린 생명수'라고 부르죠."

    지난해 11월 14일, 경남 고성에서 당대 최고 '빗물 박사' 무라세 마코토씨를 만났다. 그의 표정, 눈빛, 말투 전부에서 빗물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30여년간 빗물 활용을 연구해 온 무라세 박사는 '빗물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전 세계 빈곤 국가들을 찾아가 빗물 활용으로 식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연구 및 전수하고 있다. 2002년엔 세계의 역사를 바꿀 연구자로서 롤렉스상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프랑스 정부가 선정하는 '미래를 바꿀 80인'에 선정됐다. 2012년 도쿄의 새로운 심벌이 될 '도쿄스카이트리(634m)'에 설치되는 2635t의 지하 빗물탱크 역시 그의 작품이다.

    오염된 물에 질병 시달리는
    방글라데시에 빗물공장 세워
    전세계 빈곤 국가 돌며
    빗물로 식수 해결하는 법 알려

    "80년대 초반, 도쿄 스미다구에 빗물이 자꾸 역류하는 일이 발생했어요. 빗물이 흡수될 수 있는 땅이 사라지고 콘크리트가 들어오면서 빗물이 숨을 쉴 공간이 없어졌던 거죠. 당시 스미다구 말단 공무원이던 제가 구청장을 찾아가 설득을 거듭했습니다. 당장 빗물 저장소와 빗물 활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요."

    그의 노력은 곧 결실을 맺었다. 1984년, 스미다구에 빗물 1000t을 저장할 수 있는 일본 최초의 빗물저장탱크가 설치됐고, 500㎡ 이상의 모든 건물에 빗물저장소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가 제정됐다. 지금은 무려 70여개 지자체에서 빗물조성금을 마련해 도시 빗물 이용을 돕고 있다.
    무라세 마코토 박사가 방글라데시에 지은 공장에서 빗물탱크를 만들고 있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 / 사진제공=무라세 마코토 박사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걱정하는 무라세 박사의 시선은 곧 지구촌으로 향했다.

    "12년 전 방글라데시에 갔다가 주민들이 오염된 물 때문에 비소 오염에 시달리고 피부암을 앓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정부와 국제기구, 민간단체의 도움을 받아 방글라데시에 빗물공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깨끗한 빗물을 받아 안전하게 물을 마실 수 있는 빗물탱크 개발에 성공했죠. 이제 가난한 사람들도 아주 싼 가격에 빗물탱크를 설치해 마음껏 물을 마실 수 있게 됐습니다."

    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곧 빗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킨다. 무라세 박사는 빗물에 대한 아프리카 주민들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보츠아나 사막엔 일 년에 비가 세 번밖에 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민 모두가 빗물을 소중히 여깁니다. 보츠아나 국기에 그려진 파란색 띠는 빗물을 상징합니다. 빗물 저장소 역시 오래전부터 사용돼왔고, 과거 화폐 단위로도 빗물이 쓰일 정도였으니까요."

    빗물의 스마트한 활용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무라세 박사는 교육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조례 등의 법 규범은 수단에 불과합니다. 빗물이 실제로 산성도가 높지 않고,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란 인식이 퍼져야 빗물 활용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죠. 환경단체나 시민사회부터 편견을 버리고, 빗물과 올바른 환경 교육에 힘써야 합니다. 일본만큼 강수량이 많은 한국 역시 빗물단체 등 시민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에 맞는 빗물 활용을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